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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세계관

 

 

 




 환영합니다, 친애하는 신입생 여러분.

 

 혹여 오는 길이 험하거나 불편하셨을까 염려되는군요. 카메라요? 오, 스포트라이트에는 차차 익숙해지는 수밖에 없을 겁니다. 여러분의 입학은 대단히 큰 특종이거든요. 빠르면 오늘 자 저녁 일보로 여러분의 얼굴이 1면에 대문짝만하게 실린 기사가 퍼질지도 모르겠군요. 그건 그렇다 치고… 자, 지금부터 안내해드릴 이야기는 그리 길지 않으니 잠깐 집중해주시길 바랍니다. 아마 여러분도 익히 아는 바가 있겠지만요.

 

 여러분 중 ‘재앙’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 분만 손을 들어주십시오.

 네. 거의 다 드셨군요.

 

 인류는 역사 속 무수한 위기를 넘고도 여전히 자신들이 멸종할 미래를 두려워합니다. 그 경각심이 역설적으로 인류를 강하게 만드는 걸지도 모르죠. 여러분 중 머글 가정에서 자라난 분들도 재앙의 사전적인 의미는 알고 계실 겁니다. 그렇습니다, 지고하고도 고루한 멸망론은 이곳 마법 세계에도 건재합니다. 작년부터 세계 각지에 빙산과 같은 얼음조각이 나타나고 있으며, 학자들은 이에 대해 재앙의 징조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징조의 수준은 지금까지는 마법부에서 관리가 가능한 정도랍니다. 당장 이렇다 할 피해는 없으니 그렇게까지 긴장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이것이 재앙이 아니라 단순한 이상기후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죠. 무리는 아닙니다. ‘재앙’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등장한 시기는 1천 년 전이었고, 여태 ‘재앙’에 대해 이뤄진 연구의 근본적 사료 또한 1천 년 전의 것에 의존하고 있거든요.

 

 1천 년 전의 ‘재앙’. 맞습니다. 구전과 서사시, 소수의 기록으로밖에 남아있지 않으나… 이러한 증거는 그 시기에 멸망할 뻔한 인류를 구한 영웅이 존재했다는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비록 당시 정체를 숨겼기에 지금으로선 그 인원과 상황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지만요. 그리고 현재 재앙의 징조를 믿는 이들은 올해에 입학하는 여러분이 그다음을 잇는 영웅이 되리라고 믿고 있답니다. 여러분이 태어난 해에 예고된 그 예언을 증거로 삼아서 말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예언을, 운명을,

 혹은 여러분 스스로를 믿어도 좋을 겁니다.




 

 

 

 

 

 

1)  1996년, 예언.

 

 

불완전으로 인해 네 번째로 도약하는 날,
영웅들은 투명한 호수 위 성에 첫발을 디디리라.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파편의 탄생을 피할 수는 없으리라.
다만, 최후의 순간 하늘이 부서지고 무리해가 뜨리라.

 

 

 1996년은 우리가 탄생함과 동시에 세상을 향해 절대적인 예언이 내려진 해였습니다. 해독 끝에 이것은 다가올 멸망을 막을 구원자들에 대한 예언이라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그렇게 1996년 이후 네 번째 윤일(leap day)이 있는 해, 2008년. 우리는 오직 마녀와 마법사의 눈에만 보이는 호그와트에 입학합니다.

 

 

 

 

 

2)  예언의 아이들

 

 올해 호그와트에 입학하는 1학년생인 우리는 보통 ‘예언의 아이들’이라고 불립니다. 언젠가 닥칠 세상의 멸망을 막을 위대한 아이들이라면서 모두에게 칭송받고 있지요. 잘 찾아보면 예언을 믿지 않는 소수의 무리도 있겠지만, 뭐 어떤가요? 중요한 건 예언의 절대성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구원할 것입니다. 모두가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3) 고대 영웅

 

 지금으로부터 천 년 전에도 재앙을 해결하고 세상의 멸망을 막은 이들이 존재했다는 옛날이야기, 다들 들어봤나요? 당시 영웅들은 그들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재앙이 해결된 지 한참 뒤에서야 파손된 기록 및 구전을 책으로 복원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요, 이렇듯 영웅에 대한 기록은 완전하진 않더라도 세상에 분명 남아있답니다

 

 

 

 

 

4) 재앙의 징조?

 

 마법 세계에 최초로 기사화된 것은 2년 전, 영국 코츠월드 구의 한 마을 창고에서 발견된 거대한 얼음조각. 어느 순간부터 세계 각지의 인적이 드문 곳에서 이런 빙산과 같은 얼음 조각들이 드문드문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일반적인 얼음보다 훨씬 더 단단합니다. 잘못 부쉈다가는 사용하는 도구의 날이 나가거나 부수는 이가 다칠 정도로요. 현재는 마법부에서 마법을 통해 처리하고 있으니, 머글 출신 신입생은 이 일에 대해 잘 모를 수도 있을 겁니다.

 

 학자들은 천 년 전에도 재앙이 닥치기 전 ‘징조’ 현상이 있었다면서 경고합니다. 다행히, 아직 이로 인한 부상자 및 사망자는 없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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